안녕하세요 현월입니다 🙂 지난주 업로드한 소울 페일 에일을 만든 카불의 메인 상품이라 할 수 있는 구미호 IPA 맥주를 구입하고 왔습니다.카불 홈페이지를 보면 구미호 맥주는 IPA, 릴랙스 맥주, 피치에일 3종인데 제가 방문한 편의점에는 IPA밖에 없었습니다.
구미호 IPA 1캔의 가격은 4,500원이며, 4캔 1만원에 구입할 수 있는 수제맥주입니다.캔 디자인이 맥주 이름과 아주 잘 어울리죠?구미호의 신비로운 느낌을 잘 살린 것 같아요.색깔 조합도 묘하게 고전적인 느낌이 들어요.
용량 500ml, 알코올 도수 6.3%, 지금까지 마신 맥주는 비싸야 5%대였는데 구미호 IPA가 최대 알코올 도수를 기록하고 있네요.보통 도수가 높으면 알코올 냄새가 나는데 홉 향이 강한 맥주라서 그런지 거의 안 나더라고요.
산도조절제 등 첨가물이 추가됐지만 맥아와 홉 외에 향이나 맛에 큰 영향을 주는 원료는 들어있지 않습니다.밀과 복숭아가 섞여 있을 수 있으니 마시기 전 참고해주세요 😉
그럼 구미호 IPA를 잔에 따라볼까요?항상 큰 잔을 애용했는데 이번에는 작은 잔으로!
잔에 따라 맥주를 마시는 동안 매우 진하고 강한 향기가 납니다.고소한 맥아향에 상큼한 향이 섞여있어요.맥주는 이제 목으로 넘어가지 않았는데 향만 코에서 뿜어내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홉향이 굉장히 강한 맥주죠.
오렌지향, 구운 토스트향, 솔방울향이 난다고 하는데 일단 상큼함의 정체는 오렌지향인 것 같네요.나머지 두개는 구별이 안되요
거품은 풍부하게 생성되어 두께를 형성하지만 빠르게 올라오는 기포 방울에 맞춰 사라집니다.아주 얇은 층만 남으면 꽤 오래 유지됩니다.
거품은 작고 촘촘한 크기로 형성되어 있어 부드러워 보이기도 하는 질감입니다.마셨을 때 크리미한 식감을 느끼실 수 있는데 탄산도 같이 딱! 쏘기 때문에 실제보다는 부드럽지 않은 것 같은 인상을 받습니다.탄산은 초반에만 강하고 점점 사라지는데 한입만 봐도 목이 막힐 정도는 아니었어요.그래서 목넘김은 부드러운 편에 속합니다.
맥주는 짙은 갈색을 띠고 있습니다.보정을 해서 실제보다 조금 밝아 보이지만 지금까지 마신 맥주 중 흑맥주를 제외하면 이만큼 진한 색은 구미호 IPA가 유일하네요.첫 입에는 신맛이 조금 나고 그 다음부터는 씁쓸한 맛의 연속이거든요.입속에도 오래 남는데 목구멍으로 지나간 자리에도 씁쓸함이 남은 것 같다고나 할까.맥아의 단맛과 씁쓸함의 균형이 좋다는데 이게 후자의 존재감이 너무 컸던 거예요.그래서 검색하면 IBU75를 기록하는 수치. IBU는 맥주의 쓴맛을 나타내는 방법 중 하나로 당연히 숫자가 높을수록 쓴맛도 강하겠죠.IPA의 경우 50~100 사이라고 할 말이 없네요.잔을 자세히 보면 보글보글 올라오는 기포와 함께 부유물이 보이는데 수제맥주의 특성상 생기는 침전물입니다.마시면서 한번씩 섞어주면 잔거품이 올라와서 맥주가 조금 더 부드러워져요.저는 목넘김도 더 좋아지는 느낌이었어요.매운 볶음라면을 안주로 먹어봤는데 신맛과 쓴맛이 더 눈에 띄게 별로였어요.진한 향과 씁쓸한 맛이 강한 맥주인데, 이를 온전히 즐기고 싶다면 견과류나 과일 등 은은하고 존재감이 약한 음식을 추천하며, 쓴맛을 줄이고 싶다면 짠맛 나는 안주나 약간의 단맛이 가미된 안주를 추천합니다.아무리 찾아도 마땅한 안주가 없다면 차라리 배를 든든히 채우고 맥주만 마시는 것을 추천할게요.맥아향과 상큼한 향을 진하게 느낄 수 있으며, 고운 단맛과 태산 같은 씁쓸한 맛을 가지고 있습니다.그리고 가볍지 않은 목넘김도 가지고 있습니다.다만 제 기준으로는 쓴맛이 강한 데다 안주 고르기도 실패해서 다 마시지 못했습니다.저는 달콤한 맥주를 제일 좋아하거든요.탄산감은 약하지만 묵직한 바디감을 가진 맥주를 좋아하신다면 구미호 IPA도 추천드려요 🙂